신라 제 54대 경명왕(景明王)
신라 제 54대왕으로 신덕왕(神德王)의 태자(太子)며 의성왕후(義成王后)의 아드님이다. 성(姓)이 박씨로 휘(諱)는 승명(昇蓂)이며 비(妃)는 석씨(昔氏)다.
서기 917년(丁丑)에 부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으나 서남에서 후백제가 일어나고 서북에서는 태봉국이 서서 나라 형편이 극도로 미약하던 중 경명왕 2년(서기 918)에 왕건(王建)이 궁예(弓裔)를 누르고 고려국(高麗國)을 세우자 경명왕 4년(서기 920) 왕건과 손을 잡고 고려의 원군으로 후 백제 견훤(甄萱)의 대야성(大耶城) 공격을 물리쳐 무사하였다. 그러나 신라(新羅)의 국운(國運)이 날로 쇠약해지자 변방의 장군들이 왕건에게 투항하여 붙는 자가 많아 후당(後唐)에 조공을 바쳐가며 힘을 얻고자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재위(在位) 8년차 되던 해인 서기 924년(甲申) 8월에 승하하시니 경주 배일산에 장사하여 모시었다.
왕비 석씨(昔氏)는 아홉아드님을 낳으셨으니, 이들이 곧 우리 박씨(朴氏)의 관시조(貫始祖ㆍ성씨의 본관)가 되시는 선조님들이다. 왕께서 승하하시매 경명(景明)이라 시호하고 황룡사 북쪽의 삼능원(三陵園)에장사하여 모시었다. 팔공자(八公子)에게 분봉(分封)하였는데. 장자 언침(彦忱)은 밀성대군(密城大君)이니 관(貫)을 밀성(密城)이라 하고. 둘째 언성(彦成)은 고양대군(高陽大君)으로 관(貫)을 고령(高靈)이라 하고. 셋째 언신(彦信)은 속함대군(速咸大君)으로 관을 함양(咸陽)이라하고. 넷째 언립(彦立)은 죽성대군(竹城大君)으로 관을 죽산(竹山)이라하고. 다섯째 언창(彦昌)은 사벌대군(沙伐大君)으로 관을 상산(商山)이라 하며. 여섯째 언화(彦華)는 완산대군(完山大君)으로 관을 전주(全州)라 하고. 일곱째 언지(彦智)는 강남대군(江南大君)으로 관을 순천(順天)이라하며. 여덟재 언의(彦儀)는 월성대군(月城大君)으로 관을 월성(月城)이라 했다. 아홉째 교순(交舜)은 국상공(國相公)이니 관을 울산(蔚山)이라 칭하는 것이다.
신라는 시조왕 혁거세(赫居世)님으로부터 개국하여 992년간 나라가 유지되어 내려오다가 서기 935년 12월 제 56대 경순왕(敬順王)에 이르러 고려국에 넘어가 망하니 신라 천년 사직(社稷)이라 한 것이다. 신라 56왕중 박씨(朴氏)는 10왕으로 233년을 통치하였으며, 석씨(昔氏)는 8왕, 김씨(金氏)는 38왕에 이르러 그 문을 닫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