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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드님, 따님, 며느님이라는 말은 패륜말(悖倫語)이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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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드님, 따님, 며느님이라는 말은 패륜말(悖倫語)이다.

梅谷 2013. 7. 30. 11:27

                아드님, 따님, 며느님이라는 말은 패륜말(悖倫語)이다.

 

 얼마 전, 독일로 유학 갔던 맏딸이 학업을 마치고 오랜만에 귀국하여 연주실도 있어야 하기에 살던 집이 협소하여 부득이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였다. 그런데 새집을 소개해준 이웃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우리 딸을 보더니 따님 참 예의 바르고 훌륭하다고 칭찬하는 것이 아닌가. 어느 누구든지 자기 자식이나 여식을 남이 칭찬해준다면 당연히 기쁘고 감사할 것이다. 그런데 칭찬해 주는 것은 고마우나 '따님'이라는 말을 연거푸 사용함으로 얼마나 거북하고 듣기에 민망스러웠는지 모른다. 요즘 일부 젊은 사람들은 부모님, 아드님, 따님, 며느님이라는 말을 매우 자연스럽게 말한다. 아무 데나 '님'을 붙여서 말한다. 심지어 대통령을 '대통령님'이라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님'이란 며느리 말과 예전 노비의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집을 온 며느리가 시당(媤黨) 사람들에게 쓰는 말에 '님'을 붙였다. 그래서 할아버님, 할머님, 아버님, 어머님, 아주버님이다. 예전에 종이 상전에게 하는 말에 이 '님'을 붙였다. 아씨, 애씨, 마님이고 남자 상전은 도령님, 서방님, 센님으로 불렀다. 관계를 나타내는 부모, 부부, 아들, 딸, 고부, 며느리, 고모, 이모, 조카, 질녀, 부자, 모자, 숙부, 숙모, 백부, 백모의 말 뒤에는 '님'이란 말을 쓸 수 없다. '님'은 부름말 뒤에 붙이는 것이 어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잘못된 말로 "시부모님은 잘 계시고"는 "시어른은 근력이 좋으시고"라고 말해야 맞다. 그리고 남의 자녀나 며느리를 말할 때 아드님, 따님, 며느님이라고 그 뒤에 '님'을 붙이면 부모와 동급을 만들어 패륜말(悖倫語)이 된다. 이런 패륜 말을 무슨 겸양인 양 모르고 아무렇게나 함부로 사용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하인들에게도 그런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우리 그이, 아버지 부인, 시아버님. 시어머님, 사부님이란 말을 쓰는 사람들을 본다. 예전에는 그런 상스런 말을 사용하는 부인을 상한녀인(常漢女人)이라 불렀다. 또한 '나 OO 아빠인데'라고 상스런 말을 하는 사람은 상한인(常漢人)이라 했다. 그 말이 무엇인고 하니 '상한녀인'은 '상년'이란 말이고 '상한인'은 '상놈'이란 말이다. 듣기가 민망스런 말을 '상스런 말'(상한어常漢語)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반촌이나 집성촌의 언행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나는 여기서 예전의 신분제 사회를 얘기하자는 것은 물론 아니다. 나 자신 크리스챤으로 진보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기본과 근본이 흔들린다면 매우 위험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학교에서도 이런 말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수 년 전에 우리 아이 교과서를 살펴 본 결과 호칭이라든가 가정언어 표기가 틀린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집에서도 일부 젊은 부모들은 잘 모른다. 모르면 물어서라도 바르게 말해야하지 않을까. 그런데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물론 불편함도 전혀 느끼지 않는 것 같다.

학교 역시 어느덧 천민자본주의의 극치를 달리는 절대 탐리(耽利)의 온상이 되었고 이미 인성교육은 사라지고 있다. 외람 되지만 심지어 대학 교수나 교사들 가운데도, 인성교육이 뭔지 아는 사람 거의 없다. 바른 언어 생활과 예절교육이 인성교육의 기본이 되는 데 우리의 현실을 볼 때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글을 잘 못쓴다. 이 분야에 전문가도 아니지만 상식적인 내용으로 평소 삶 속에서 경험하고 느낀 바를 두서 없이 여기 올린다. 비록 미숙한 글이지만 참작(參酌)하여 읽어 주신다면 고마울 뿐이다.

출처 : 業文猶未識天機 小學書中悟昨非
글쓴이 : 書拉密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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